줄라이칼럼 by 박수이, 박제이

줄라이칼럼의 아트 디렉터인 박수이, 박제이 자매는 디자이너 박윤수의 딸이다. 축복받은 패션 DNA를 타고난 이들은 각각 영국의 센트럴세인트마틴스와 런던칼리지오브패션에서 여성복을 전공하고 영국에서 활동하다가 한국으로 주무대를 옮겨 아트 스튜디오인 줄라이칼럼을 론칭했다.

줄라이칼럼의 무드는 밝고 따뜻하다. 무겁고 철학적인 주제를 논하기보단 누구에게나 환영의 손짓을 보내는 듯한 태도이다. 줄라이칼럼이라는 이름에 담긴 뜻도 사랑스럽다. “7월에는 휴가가 있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우리 자매의 생일도 모두 7월이다. 그런 즐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2017년 7월에 오픈한 서울 청담동의 줄라이칼럼의 아틀리에 겸 작업실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채워나가고자 하는 박수이, 박제이의 의도가 담긴 곳이다.

BIG PARK-f021_400x599
BIG PARK-f025

줄라이칼럼은 아트 스튜디오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클라이언트의 요청으로 스페셜 에디션의 그림을 제작하고, 가구ㆍ공간 디자인부터 북 디자인까지 넓은 범주의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패션 패밀리’에서 나고 자란 개인적이고도 특별한 경험을 아트워크의 주제로 삼아 작업하기도 한다. 아버지가 젊었을 때부터 수집한 셔츠, 어머니가 30대 때 착용한 장신구들, 80년대 후반에 데뷔해서 디자이너로 살아온 부모님의 아카이브가 모두 줄라이칼럼의 영감의 근원이다.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것을 재해석하는 것에서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느낀다고.

디자이너 박윤수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는 ‘빅팍(BIG PARK)’과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것도 줄라이칼럼의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박수이, 박재이 듀오는 2012년에 빅팍에 뉴욕 컬렉션을 시작할 때부터 함께 내부 인력으로서 참여했고, 2016년 SS 시즌부터는 게스트 디자이너로서 빅팍에 새로운 컨셉트와 이야기를 불어넣고 있다. 2017년 시즌부터는 빅팍 컬렉션에 어울리는 아이템을 캡슐 컬렉션으로 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줄라이칼럼의 독립적인 패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BIG PARK-f029
BIG PARK-f041
줄라이 칼럼의 데뷔는?
2016년 SS 시즌, 빅팍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참여했고, 2017년 7월에는 줄라이칼럼의 독립적인 아틀리에를 열면서 홀리데이 캡슐 컬렉션과 레저 캡슐 컬렉션을 론칭했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지 않았다면?
커다란 공간을 스타일링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아마도 공간 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왜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택했나?
어린 시절부터 디자이너인 부모님을 보며 화려해 보이는 이면의 고단함을 지켜보았다. 그래서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이 조심스럽다. 우리가 아트 디렉터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도 어쩌면 그 때문인지 모르겠다. 실제로도 패션 이외에 건축가, 큐레이터, 아티스트 등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더 많이 교류하는 편이다.
디자이너로 사는 기쁨은?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 배우면서 앞선 생활을 하는 것. 매너리즘에 빠지기가 어렵다는 점이 좋다.
패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약 20년 주기로 제 자리에 돌아오는 아주 커다란 시계.
디자인이 잘 된 옷이란?
단 한 명이라도 공감하고 이해하고 다시 찾는 옷. 대대로 물려 입을 수 있는 옷.
줄라이칼럼의 고객들은 어떤 면에서 특별한가?
소통을 통해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피드백도 주는 진정한 친구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시그니처 디자인 혹은 아이템은?
론칭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주력으로 하고 있는 건, 누구나 편히 입을 수 있는, 심플하지만 장식적인 요소가 가미된 아이템들이다. 예를 들면 홀리데이 캡슐 컬렉션의 원피스나 레저 컬렉션의 여성스러운 톱과 미니 스커트 등.
소재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단계이다. 벨벳 감촉의 네오프렌 소재를 개발했는데, 구김이 가지 않아 여행 다닐 때 편하게 패킹할 수 있어 반응이 좋았다.
디자인 작업을 할 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우리는 자매라서 대화를 굉장히 많이 한다. 주로 어렸을 때 좋아했던 물건들, 입었던 옷이나 공간, 시간 등을 이야기하면서 영감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무슨 생각을 하며 디자인을 하는가?
자매라서 닮았지만 서로 체형도 취향도 다른 편이다. 각자에게 어울리는 것과 풀어내고 싶은 스타일링 방법으로부터 시작해서 조화시켜 나간다.
당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정의한다면?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내면적인 것. 자신을 잘 알고 자신의 위치를 잘 아는 사람들, 그들을 만나서 이야기할 때 눈빛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삶을 이끄는 좌우명은?
평소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좋은 기운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란 생각을 많이 한다. 줄라이칼럼을 사는 사람들이 ‘이건 나의 행운의 아이템이야’라고 생각하면서 좋은 마음으로 오래 입길 바라면서 작업을 한다.
훗날 어떤 디자이너로 기억되고 싶은가?
정직한 프로덕트를 제안하는 디자이너. 항상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고, 다시 찾을 수 있는 디자이너.
줄라이칼럼의 패션 세계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친구처럼 늘 그 자리에 남아줄 수 있는’. 부연 설명을 하자면, 줄라이칼럼이 일방적으로 ‘이걸 입어야 더 멋져’라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런 건 어울리지 않아’라는 선입견을 깨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었으면 한다.

글/ 명수진 (프리랜스 패션 라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