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URRECTION by 이주영

디자이너 이주영이 브랜드 ‘레쥬렉션’을 론칭한 2004년, 당시 한국의 패션은 청담동을 베이스로 활동하며 큰 영광을 누렸던 ‘1세대’ 디자이너와 썰물처럼 순식간에 밀려들어오기 시작한 수입 브랜드, 그리고 시각적인 풍요로움(이를테면, 뮤직 비디오, 할리우드 영화, 해외 잡지 등) 속에서 성장한 젊은 디자이너 사이에서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시기이다. 이주영은 이런 한국 패션의 단면을 간직한 인물이다. 이주영은 1세대 디자이너인 설윤형의 딸이고, 한국의 엘리트 음악코스인 예원학교에서 첼로를 전공하다가 진로를 바꿔 뉴욕 파슨스 패션 스쿨에서 수학했으며, 베이스 기타를 다루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그녀가 설윤형 부티크에서 10년동안 디자이너로서의 이력을 다지고 브랜드를 론칭할 때 수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레쥬렉션은 시작부터 파격적이고 강렬했다. 블랙 위주의 컬렉션은 ‘고스(Goth)’ 분위기가 물씬 풍겼고, 농도 짙은 레드 컬러, 오리엔탈 프린트와 실크 소재, 찢고 구멍을 낸 듯한 파괴적인 요소들은 금세 그만의 미적 영역을 구축했다. 이후 도쿄, 상해, 뉴욕, 싱가폴에서의 컬렉션과 LA, 뉴욕, 베를린, 피렌체, 파리, 밀라노에서의 전시 등을 꾸준히 열며 한국을 대표하는 레이블로 성장했다. 현재의 레쥬렉션은 록(Rock), 매스큘린(Masculine), 그리고 오리엔탈(Oriental)의 요소가 잘 배합되어, 입는 이를 당당하고 자신감 있어 보이게 한다.

레쥬렉션은 특히 음악과 함께 폭발한다. 2007년, 마릴린 맨슨은 레쥬렉션의 옷을 보자마자 5분 만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후에도 윌.아이.엠, 레니 크라비츠, 린킨파크, 스티브 아오키 등이 뮤직 비디오나 월드투어 공연에서 착용했다. 패션 저널리스트인 수지 멘케스는 레쥬렉션을 ‘주목해야 할 한국의 디자이너 브랜드’로 소개했다.

1, 2, 3 – 2016 가을/겨울 컬렉션
4 & 5 – 2017 봄/여름 컬렉션.

첫 무대를 선보인 날짜를 기억하는가?

2005년 가을/겨울 시즌, S.F.A.A (Seoul Fashion Artists Association)에서.

디자이너가 아니었다면?

오케스트라에 속하거나 혹은 콰르텟을 만들어서 연주자의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왜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택했는가?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 사무실에서 천을 가지고 놀았고, 패션 모델들이 집에 드나들었다. 인생에 패션이 자연스레 있었다.

디자이너로 사는 기쁨이란?

학창 시절의 우상이었던 뮤지션이 이제는 아티스트 대 아티스트로 나의 의견을 묻는다.

패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예쁘고 멋진 것, 그리고 매력을 피력하는 것.

디자인이 잘 된 옷이란?

입었을 때 몸과 잘 조율되어야 한다.

레쥬렉션의 고객은 어떤 식으로 특별한가?

좋은 디자인, 옷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다.

시그너처 디자인 혹은 아이템은?

실루엣이 살아 있는 수트.

소재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레이스, 실크, 시스루 등 남성복에서 흔하지 않은 소재를 즐겨 사용한다.

디자인 작업을 할 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음악. 아이디어의 첫 단추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떤 생각을 하면서 디자인을 하나?

예쁘고 멋질까? 내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입혔을 때 어떻게 보일까? 다양한 방법으로도 입을 수 있을까?

레쥬렉션의 남성다움은 어떤 것인가?

소재에 있어서는 ‘크로스오버’를 좋아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유니섹스’를 선호하진 않는다. 크로스오버를 했을 때에도 남성적인 특성이 확실한 게 더 빛을 발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정의하면?

보통의 사람들이 미처 바라보지 않는 것에서 발견해내는 흥미로움. 무섭고 징그럽고 기괴한 것에도 아름다움이 있다.

삶을 이끄는 좌우명은?

하면 된다. 두드려라.

훗날 어떤 디자이너로 기억되고 싶은가?

한국의 패션 하우스로서 남고 싶다.

디자이너 이주영의 패션 세계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패션과 음악. 음악을 빼고는 패션을 말할 수 없다.

6. 레쥬렉션 청담동 플래그쉽 스토어

글/ 명수진 (프리랜스 패션 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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