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KIN by 이성동

얼킨의 디자이너 이성동은 철학적인 주제를 좋아하고,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많은 흥미로운 스토리 텔러이다. 동시에 추진력도 겸비했다. 한양대학교 의류학과에 재학하던 2010년에 두타 벤처 디자이너 컨퍼런스에서 수상하며 매장을 내고 일찌감치 프로페셔널의 세계에 진입했다. 이후 대한민국 남자들의 의무인 군 복무로 잠시의 휴식 기간을 가졌다. 그는 기계화 부대에서 장교로 근무했는데, 탱크를 몰며 신속한 결정을 요하는 당시의 경험이 사업적인 추진력을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전역 후에는 디자이너 레이블인 ‘스튜디오 K’에 잠시 몸담았다. 그리고 2014년 2월에 자신의 브랜드인 얼킨을 론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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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킨의 컬렉션 데뷔는 2016년, 서울패션위크의 신인 디자이너 무대인 제너레이션 넥스트를 통해 이루어졌다. 남녀 구분이 모호한 젠더리스 스타일의 캐주얼웨어를 꾸준히 선보이면서 호평 받았다. 이후 얼킨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는 세심한 레이블의 분류에서도 엿볼 수 있다. 얼킨은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선보이는 ‘컬렉션 라벨’, 한정판 가방을 선보이는 ‘업사이클링 라벨’, 작가의 작품을 활용한 협업 제품인 ‘갤러리 라벨’, 대중적 성향을 지닌 ‘캠페인 라벨’로 분류하고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얼킨을 핫한 이름으로 돋보이게 하는 것은 신인 예술가들의 회화 작품을 수거하고 이에 특수한 가공을 더해서 만드는 ‘업사이클링 라벨’의 가방이다. 제작 특성상 얼킨의 백은 한 달에 100개 정도만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백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얼킨의 백은 하나하나 모두 작품이기 때문에 매우 강렬한 개성이 있는데, 이런 특성 덕분에 옷으로 스타일링하기에 한계를 느끼는 남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얼킨은 작품을 제공하는 신인 예술가에게는 새 캔버스를 제공하고, 전시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는 이른바 ‘재능 순환 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그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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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무대의 날짜를 기억하나?
2016년 3월 15일.
왜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택했나?
아주 어렸을 때부터 미적인 작업에 관심이 많았다.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디자이너의 꿈을 꿨다.
디자이너가 아니었다면?
디자이너 이외의 다른 꿈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래도 만약을 가정한다면 스타트업을 하며 무언가에 도전하고 있을 것이다.
디자이너로 사는 기쁨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공간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며 사는 기쁨.
스스로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경험은?
ROTC 장교로 기계화 부대에 근무했다. 탱크를 타고 빠른 속도로 진격하며 신속하게 결정하는 것이 그때 몸에 배었다. 삶에 있어서도 정체되어 있기보단 힘 있게 헤쳐 나가는 편이다.
패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인류의 시작과 함께 존재해온 문화와 사조, 기술과 함께 변화하는 유기체적 산업. 얼킨도 시류에 맞게 발전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이를테면, 3D 프린트를 사용해 붓 터치의 질감이 살아있는 소재를 개발하는 것 등등.
디자인이 잘 된 옷이란?
디자이너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 철학, 감성이 잘 묻어나는 옷.
얼킨의 고객은 어떤 면에서 특별한가?
예술에 관심이 많거나 예술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이들, 문화와 예술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이 얼킨의 마니아를 자처하고 있다.
얼킨의 시그니처 아이템은?
회화 작품으로 만드는 백.
소재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버려지는 회화 작품을 ‘사람이 만든 가죽’이라고 생각하고 가방을 제작한다. 가방에 들어가는 작품은 모두 오랜 시간을 거쳐 제작된 만큼 가치가 높다.
디자인 작업을 할 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사회와 소통하는 자아. 시인이 시로써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듯이 디자이너는 컬렉션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보통 ‘어떤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라는 창작 욕구로부터 출발한다.
어떤 생각을 하면서 디자인을 하는지?
‘이런 방식으로 표현을 하면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공감은 철학이 될 수도, 미학이 될 수도 있다.
아름다움의 정의는?
미적인 공감.
삶을 이끄는 좌우명은?
학창시절에는 ‘시간을 아껴 최선을 다하자’. 지금은 ‘일단 하자. 경험이라도 남는다’.
훗날 어떤 디자이너로 기억되고 싶나?
시대의 디자이너.
디자이너 이성동의 패션 세계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융합, 수렴(Convergence).

글/ 명수진 (프리랜스 패션 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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