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소통하는 스타일리스트, 김성일

감각은 뾰족하고 마음은 따스한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은 그 누구보다 ‘기본’을 중요시하는 패션 전문가다.

스타일을 구사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점은?
밸런스! 컬러든 소재든 중용 감각을 지켜주는 것.
김성일식의 스타일링이란?
상하의를 놓고 볼 때 부각이 되야 할 부분은 상체로 30퍼센트, 아래쪽으로 70퍼센트를 주면 다리가 더 길어보인다.
제일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은?
클래식과 모던의 조합. 클래식은 어디에 매치해도 어울린다. 진주 목걸이, 화이트 셔츠, 로맨틱한 러플 블라우스, 트위드 재킷 등 클랙식 아이템들은 청바지를 돋보이게 한다. 현대적인 것에 ‘클래식’이 곁들여지면 격이 생기고 현대적인 것과 손잡은 ‘클래식’은 젊어 보인다. 그 둘의 조합은 독특한 아우라를 만든다.
로맨틱 룩을 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좋아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 ‘베르사이유의 장미’라는 만화를 보고 클래식한 서양복식을 조우하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목까지 올라오는 러플 블라우스를 좋아하는 이유다.
작업했던 스타일 프로젝트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것.
‘내 머리속의 지우개’와 일본 멜로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 두 영화 모두 멜로 영화 부문에서 대 흥행을 기록한 공통점이 있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는 손예진과 정우성의 의상 스타일링을 담당했다. ‘사요나라 이츠카’는 나카야마 미호의 복귀작으로 1970년대가 배경이었다. 지금 봐도 근사한 70년대 의상인 것처럼 제작해달라는 감독의 요구 사항에 맞추어 작업했던 기억이 남다르다.
함께 작업했던 스타들이 누구였는지 알려달라.
15년 함께 일한 배우 김남주, 1998년도 영화 ‘정사’로 컴백한 배우 이미숙, 신세대 스타로는 ‘인간중독’ 포스터 촬영으로 인연을 맺은 임지연, 차태현, 이효리, 엄정화, 김희선, 김사랑, 전지현, 이영애, 탕웨이, 나카야마 미호 등.
스타일링 센스가 특출난 셀러브리티를 추천한다면?
이혜영과 김남주의 균형감 있는 감각은 가히 알아줄 만하다.
광고 작업에서 스타들과 일할 때 어려움은?
톱 스타들에게는 그들 본연의 캐릭터와 그에 맞는 이미지가 존재하는데 광고가 들어올 경우, 광고에 이미지를 맞춰야 할지 스타의 본래 이미지에 맞춰야 할지 또는 제품에 포커스를 두어야 할지, 어떤 면에 중점을 둬야 할지 먼저 정해야 한다. 제품보다 모델이 부각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제품과 모델이 같이 돋보여야 한다. 그런가 하면 패션화보에서는 스타의 이미지에 비중을 두고 작업한다.
구체적은 사례를 하나 들어달라.
전자 제품을 예로 들어보겠다. 이를테면 냉장고가 모던하고 아름다운데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의 전속모델을 뽑았다고 하면 절충할 수 있는 스타일을 고안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바로 스타일리스트의 임무다. 스타일리스트는 ‘밸런스’를 가져다줘야 하는 사람이다.

1 & 2. 오래도록 함께 일한 이미숙과 김남주

3. 맛난 요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바-레스토랑 ‘귀부인’
4. 합정동의 ‘작은 프랑스’, 파리쌀롱

스타일링에 효과적인 아이템.
블랙 스틸레토. 청바지뿐 아니라 블랙 펜슬 스커트, 나풀거리는 플레어 스커트에도 어울리는 장점이 있다. 멋있는 화이트 셔츠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스타일링 아이템이다. 기본적인 클래식 아이템은 청바지에도 어울리고 팬츠 슈트 안에 받쳐 입어도 어울린다. 난 사무실에 화이트 셔츠 몇 종류, 디자인이 아름다운 블랙 스틸레토를 꼭 갖다 놓는다. 또 한 가지, 요긴하게 스타일링되는 것이 장갑이다. 컬러와 두께, 길이별로 구비돼 있다. 옷차림에서 어딘가 허전할 때 장갑을 곁들이면 클래식해지면서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좋아하는 한국 디자이너.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와 김영진. 한복을 아름답게 짓는 디자이너들이 좋다. 한복만큼 모든 체형을 보완하는 의상도 없다. 뚱뚱하든 마른 여자든 키큰 여자든 모든 여자들을 평등하게 보이게 한다. 김영진의 차이킴 옷들은 외국인이 입고 싶게끔 만드는 누가 봐도 아름다운 한복이다.
즐겨 찾는 ‘스타일 플레이스’가 있다면?
이태원에 위치한 ‘귀부인’과 합정동의 프렌치 스타일의 바-레스토랑 ‘빠리살롱’을 추천한다. 간단한 음식과 와인, 샴페인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프랑스에서 가져온 그림과 액자, 거울 등이 마레의 뒷골목에 있는 오래된 바에 와 있는 느낌을 준다. 서울 한복판의 파리라고 할 수 있겠다. ‘귀부인’은 유쾌한 주인장 신귀란 대표 때문에 즐겨 가는 곳이다. 그녀의 유니크함은 한국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힌다. 아멜리 같기도 한 그녀의 매력은 엉뚱하면서도 굉장한 의리의 소유자라는 것.
패션업계에서 제일 친한 친구.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 메이크업도 잘하지만 정말 스마트한 친구다. 사진가가 원하는 컨셉트를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해서 제시한다. 여배우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기에 톱 스타들이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의 피부 표현은 감탄이 절로 날 만큼 자연스럽다.
스타일리스트로서 보람을 느끼는 때.
홈쇼핑 프로그램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면서 브라운관 너머의 시청자 및 소비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귀한 배움을 얻고 있다. 얼마전 VIP 고객들을 만났는데 예순을 넘긴 고객분이 내가 판매한 의상에 가방과 신발을 매치하고 오신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40대처럼 보이는 모습이 스타일리시했다. 스타일리스트의 제안대로 실행한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보람 있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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